출장비/백패킹과 캠핑

초여름 함허동천 제2야영장에서 초보캠킹 / 여름 낮에는 텐트를 치지 맙시다

자꾸돌아다니는김대리 2023. 8. 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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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함허동천 제2야영장에서 초보캠핑 / 여름 낮에는 텐트를 치지 맙시다

함허동천_캠핑_썸네일

 

덕적도 백패킹이 재미있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여운이 한참을 가시지 않아, 곧바로 다음 백패킹 장소를 물색했다. 이번에는 연차 없이 토-일 코스로 짧게 치고 빠지는 곳으로 찾으니 인천 강화도에 아주 적절한 곳이 있다고 한다. 함허동천? 이름 어렵네. 마니산은 들어본 것도 같고. 리어카로 짐 나르기가 힘들다는데 우린 백패커니까 문제없지! 6월 24일 - 25일 1박 코스로 결정 땅땅.

 

함허동천 백패킹(캠핑?)을 초보에게 추천하는 이유

✔️본격 백패킹 모드라기엔 데크가 등산길 초입에 있어 캠핑에 가깝다

✔️개수대, 화장실, 샤워장 완비 (온수 없음)

✔️없는게 없는 함허동천 캠핑장 마트

✔️계곡도 있어 시원하게 발 담그기 좋은 곳

 

그러나 1-2인 기존 백패커 분들에게는 비추천

✔️수도권과 가까우며 사실상 가족 캠핑장이라 매우 시끌벅적하다. 내 주변 텐트에 조용한 사람들이 올 가능성 매우 낮음.

(조금 떨어진 곳에 성인 4인 가족이 왔는데, 새벽이 넘어가도록 고성방가가 계속되었다)

✔️마니산 등산도 한번 다녀오실게 아니라면 난이도가 조금 아쉽다

 

 

 

 

 

육지에서 강화도로 가는 강화대교가 오전 9시 반부터 막히기 시작한다는 글을 보고 일찍 출발했고, 강화대교에 오른 시간이 토요일 오전 10시였다. 이때까지는 아직 막히지 않았는데, 차 통행량이 아래 정도였다.

강화도 지도강화대교 거리뷰
거리뷰만 봐도 느껴지는 답없는 4차선

 

 

 

근처에 주차를 시키고 캠핑장으로 가는데, 이미 거기서부터 언덕이 시작 된다. 우리는 그래도 명색이 백패킹을 하러 온 사람들이니 꼭대기 데크를 목표로 올라갔다. 제2야영장이 제일 높고, 103번~109번이 내가 있는 데크 쪽, 그리고 가장 위쪽이 110~117번 데크. 110-117은 이미 아침 일찍 오신 백패커분들이 그늘막에 자리를 잡으셔서, 우리는 105번에 피칭을 했다. 근데.. 여름엔 106번에 하세요. 여기가 그늘이다. 105번은 뷰도 좋고 오전엔 그늘져있으나 해가 이동하니 그림자도 사라졌다.

 

주차장에서 꼭대기 데크까지는 단순 도보로는 20분이 걸리는 등산로다. 짐이 많은 분들은 예약 가능한 1야영장에 계시는데, 가까워 보이시겠으나 주차장에서 1야영장까지 리어카를 밀며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것은 그야말로 고생길이다. 신나서 들뜬 아이도 리어카 짐 위에 앉혀서 밀고 가시는 한 아버님의 모습에서 거룩한 부성애를 느꼈다. 

함허동천_야영장_지도함허동천_계단길함허동천_언덕길
105번 데크로 가는 길

 

 

10시 반쯤 도착, 짐 들고 매표소에서 입장권 구입후 105번 데크까지 가니 시간은 이미 11시. 낮기온이 29-30도인 6월 말, 정오에 텐트를 치고 있자니 캠핑카페에 왜 부부싸움 글이 많이 올라오는지 알았다. 여름에는 퇴근 박으로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텐트 피칭을 해야 한다는 것과, 캠핑은 사실 여름이 비수기라는 것을 두 번째 캠핑에서 배웠다. 원래 계획은 산새소리를 들으며 독서를 하려고 했으나......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번에도 완독 하지 못했다. 너무 더워서 텐트를 버리고 산 아래 백반집으로 일단 철수.

함허동천_105번데크함허동천_105번데크뷰함허동천_105번데크
105번 데크가 뷰는 좋다 한여름만 피한다면 명당자리

 

아, 그리고 함허동천 데크팩은 오징어팩이면 충분하다. 우겨 넣느라 힘들긴 했지만 오징어팩 4개로 피칭 완료.

 

 

 

함허동천_계곡사진
여기가 원래 물이 콸콸 흘러야하는데, 아직 비가 오지 않아서 계곡물도 다 마른 여름이었다

 

 

 

 

 

 함허동천 마트에 삼겹살, 각종 냉장식품, 봉지라면, 컵라면, 아이스크림, 과자 등등 왠만한 식료품과 전자레인지가 다 있고, 또 캠핑장 주변에 식당이 두어 군데 있어서 빈손으로 가도 끼니 해결에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리는 백패킹 모드로 갔으니 음식은 작은 디팩에 최소화 해서 가져갔다. 조리도구는 백마 1.5L 코펠 하나, 핫쿡볼 하나, 끝!

 

✔️저녁: 팔도비빔면 봉지1개, 삼겹살 300g, 구이용 버섯모둠, 오이 1개, 쌈채소, 쌈장 소분

✔️안주: 대파, 어묵, 숙주, 나까사끼 짬뽕라면으로 어묵탕 (개인적으로 어묵탕 베이스는 멸치칼국수가 훨씬 낫다)

✔️물과 주류는 마트에서 구입 (소주, 맥주, 막걸리, 와인, 고량주, 토닉워터까지 판매 중)

백마코펠1.5L와_삼겹살백마코펠1.5L와_삼겹살
백마코펠1.5L와_오뎅탕백마코펠1.5L와_오뎅탕
딱 맞게 들고가서 맛있게 먹고온 그 날의 음식들

 

 

 

해가 뉘역뉘역 지면서 더위는 한풀 꺾이고 벌레가 많지 않아서 조용히 앉아서 대화하기에 무척 좋았다. 더운 대낮에 텐트 치러 간 내가 바보였다는 점만 제외하면, 함허동천 캠핑장은 접근성도 좋고 관리도 잘 되어있는 훌륭한 장소였다. 앞으로도 짧은 퇴근박으로 캠핑을 갈 일이 있다면 함허동천을 또 찾을 것 같다. 20대에는 도시 위주의 해외여행을 선호 했는데 어느새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낭만을 찾아다닐 줄 아는 30대가 되었다니.

 

건너편 텐트 어르신의 하모니카 소리가 가슴에 와닿고, 또 그게 우리 엄마가 좋아하던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였던 날, 나는 좋은 호텔 다 놔두고 굳이 힘든 캠핑을 다니는 이상한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함허동천 후기 끝!

함허동천_105번데크_뷰함허동천_105번데크_뷰함허동천_105번데크_뷰

 

 

 

 

 

그분의 하모니카와 소쩍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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