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반지의 제왕 찍기 / 호도협 트레킹 1박 2일 후기 (2)
중국에서 반지의 제왕 찍기 / 호도협 트레킹 1박 2일 후기 (2)
2024.01.07 - [출장비/외국에서 돌아다니기] - 중국에서 반지의 제왕 찍기 / 호도협 트레킹 1박 2일 후기 (1)
대략적인 준비물, 스케줄 등이 필요하시다면 이전글로↑
차마객잔에서 둘째 날, 아침은 그전날 주문한 백숙이 아침 닭죽을 포함한 메뉴였던 덕분에 따뜻하게 준비된 죽을 먹고 출발할 수 있었다. 중도객잔까지는 두시간, 어제 탔던 빵차기사님께 연락드려서 짐만 미리 중도객잔으로 보냈다. (짐만 보낼 시 150원이라고 하셨다)
아침 해는 아직 높은 산꼭대기를 넘지 못해 우리가 걷는 길은 푸르스름한 새벽의 기운이 남아있고 먼 발치에는 구름이 떠내려가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내 뒷 편의 산부터 서서히 햇빛으로 여물어가는 모습이, 높은 설산 산맥 사이에 위치한 여기가 아니면 또 볼 수 없을 낭만적인 광경이었다. 네 명이 함께 걸어가니 꼭 뉴질랜드 어느 산맥을 올라가던 반지원정대가 절로 떠올랐다.
이정표는 거의 20미터마다 나타나서 길을 잃을래야 잃을 수가 없었다.
길의 난이도는 발 밑만 조심하면 크게 위험할 일이 없는 평이한 산길이다. 머리 위로는 낙석의 위험이 있으나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니 운에 맡기자.
트레킹 난이도가 쉬운 반면 내 옆에 펼쳐지는 뷰는 결코 지루하지 않다. 만약 체력이 걱정되거나 일행에 미성년자가 있어서 루트가 고민이 된다면, 차마 객잔 - 중도객잔 코스를 추천한다.
차마객잔에서 두 시간을 직진만 하다 보면 나타나는 중도객잔.
사진을 보다시피 차마객잔보다 훨씬 크고 화려하다. 영어도 여기저기 적혀있고, 갑자기 현대문물을 만난 느낌이 든다.
짐을 중도객잔에 먼저 옮겨놔 주셨던 빵차 기사님을 만나 리장 고성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티나객잔까지 원래 가는게 계획이었지만 리장고성을 더 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호도협은 여기까지.
그런데 빵차 기사님이 중호도협도 보고 가지 않겠냐고 하셔서 근처까지 차로 가주셨다. 계곡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어느 정도 가까이에 경치를 볼 수 있는 장소가 중간중간에 있었다.
돌아와서 출근하니 사무실 분들이 좋았냐고, 뭐가 가장 좋았냐는 물음에 단연 호도협의 아침을 걷던 그 순간이 가장 좋았다고 대답했다.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고, 태양빛과 구름은 손이 잡힐 듯하고, 사람이라곤 우리 일행뿐이었던 서늘하고 적막하고 아름다웠던 그 산길. 업무에 치인 직장인들에게 꼭 가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다. 겨울이 이렇게 좋았는데 성수기라는 9-10월은 얼마나 더 아름답고 장엄할지.. 낙석으로 상호도협까지 가보진 못했으니 핑계 삼아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