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의 덕적도 백패킹 3일 차 - 숨겨진 낙원, 용담 트레킹 / 송골매 발견
덕적도는 정말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소나무 숲이 있고 뻘이 있고 바다가 있는가 하면, 또 그 바닷물은 동해에 비할 만큼 푸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 즐기면서 걷다가 마지막에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경치까지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아직 네이버 지도에도 이곳 용담의 지명이 표시되지 않았는데, 그만큼 아는 사람은 드문 장소이다. 우리는 민박집 사장님께서 봇짐 멘 나그네 같은 행색을 보시고 자네들 용담도 가보겠냐며 알려주신 덕분에 이곳을 알게 되었다. (무지개 뜨는 집 사장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날 기록은 덕적도 트레킹 코스가 되겠다.
✨서포리마을 - 덕적남로 - 벗개방조제 - 바갓수로봉(용담)
✔️왕복 거리 약 10km, 소요시간 3시간
1. 서포리마을에서 덕적남로 걷기 (약 1.5km)
서포리에서 출발, 덕적남로를 따라서 쭉 걷다보면, 3갈래 길이 나오는데 회룡동 (서포2리) 라고 적힌 바위와 정자가 있는 곳에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을 올라가면 안 되고 왼쪽으로 꺾어서 내려가야 한다. 도로가 구비지고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2. 벗개방조제 (약 2km)
논을 가로질러서 바다 사이에 있는 방조제 길로 직진하는 코스. 평지다. 길목에 갖은 꽃이 잔뜩 피어있어 예쁘지만, 그늘이 없어서 여름엔 땡볕을 온몸으로 받아야 한다. 그래도 내 양 옆에 파란 바다가 펼쳐지고 앞에는 소나무산, 머리 위로 하얀 새들이 날아가는 풍경을 놓치기엔 아쉽다.
3. 방조제 끝에서 용담 절벽 (약 1.5km)
여기는 간단한 산행 코스다. 구간이 그렇게 길지 않고 소방도로라 바닥이 잘 닦여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엔 마지막 용담 절벽이 매우 위험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초목이 한참 이어지는데 독일의 블랙포레스트를 떠올리게 할 만큼 신비하고 아름다운 길이다.
산행 중 운이 좋으면(?) 매의 표적물이 잠깐 되어 볼 수도 있다.
위험하지 않으면 바위를 짚고 바다까지 내려 갔을텐데, 민첩도 스탯이 매우 낮은 나는 최소 중상 ~ 최대 사망 코스일 듯하여 자제했다. 위에서만 바라봐도 충분히 멋진 절경이다. 아직 유명하지 않아서 아무도 없는 바다의 절벽 끝에서 보는 경치는 덕적도에서 본 중 최고였다. 덕적도를 방문하시는 분들께 꼭 가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섬에 살고 계신 몇몇 분들이 굴업도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분뇨로 이미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는 말을 하셨다. 과연 굴업도 열풍이 한풀 꺾이고 그 후에 용담이 유명해진다면, 그땐 여기가 쓰레기밭이 될까? 본인이 다녀온 자리는 제발, 부디,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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