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 인테리어, 1년 살아본 후기 - 마이너스 몰딩/무문선/포세린타일/젠다이졸리컷/등등

요즘 트렌드 인테리어, 1년 살아본 후기 - 마이너스 몰딩/무문선/포세린타일/젠다이졸리컷/등등

우리집 현관 시공 직후

부동산 시장의  2030 불나방 그 자체였던 우리는 2021년 11월, 정확히 피뢰침 지점에서 신혼집 아파트를 매매한다.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고점을 맞출 생각은 없었는데. 아무튼 당시에는 집 가격이 당장 떨어지더라도, '실거주' 할 거니까 괜찮다고 판단했고 다만 몸테크를 해야 한다면 예쁜 인테리어에서 하자 싶어서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관련 유투브 채널들, 네이버에서 가장 큰 셀프 인테리어 카페, 오늘의 집 어플 등을 다 뒤지고 동네 인테리어집 발품을 팔아가며 한 달간 나름의 데이터를 쌓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참 아쉬웠던 것은, 내가 본 거의 모든 후기가 방금 시공이 끝난 예쁜 상태의 내용들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공사 후  1년이 지나면, 내가 꼭 살아본 후기를 써야지. 각 공간마다 나눠서 상세 후기를 작성할 예정이고, 이번 포스팅은 전체적인 요약본이 되겠다.

 

1. 아파트 상세 

- 23평형 / 준공 20년 이상 구축 아파트 / / 정남향 / 화장실 1개 / 계단식

- 대기업 시공사가 지은 아파트로, 20년 된 구축이나 샤시 등 자재는 비교적 상태가 우수한 편

- 주방이 다소 좁고, 특히 냉장고가 베란다에 있는 구조라 확장 필요 

 

2. 인테리어 비용

세 군데 확장 / 샷시 부분교체 / 화장실 전체 공사 / 강마루 / 실크&합지 도배.. 등등해서 약 4천5백만 원. 

몇 군데 발품을 팔아보고 최근 선호하는 디테일에 대해 이해가 있으시고, 어느 정도 가격 네고가 가능했던 집으로 선정하여 턴키로 진행했다.

 

3. 인테리어 기간

영업일 기준으로 22일, 휴일 포함하여 약 한달이 걸렸다. 

 

4. 요즘 유행 인테리어(?)

성능보다 디자인에 초점을 두었다고 느껴지는 '요즘 감성' 항목의 후기는 이렇다.

 

✔️ 무몰딩/무문선/무걸레받이

흔히 말하는 3무 옵션으로, 우리는 거실 무몰딩&방 마이너스몰딩 / 9mm 문선/3전 걸레받이로 협의.

- 무몰딩: 추천하지않는다. 아주 얇게라도 몰딩을 하시기 바란다. 아무리 목공 도배를 잘한다고 해도, 페인트가 아닌 이상 사진 처럼 벽지가 들뜬다.

- 무걸레받이: 마찬가지 사유로 없으면 벽지가 들뜰게 뻔하다. 유지하길 잘했다. 

- 무문선: 히든도어를 할게 아니라면 9mm로도 집이 즉각 넓어진다.

 

✔️거실 블라인드

식물에 햇빛 주려면 블라인드 걷어야 하고,  집에서 편하게 지내려면 블라인드를 내려야 한다. 아침에 걷었다가 저녁에 내리기 은근히 귀찮다.

 

✔️커튼박스조명

예쁘다. 밤에 켜고 밖에 나가보면 우리집 베란다만 불난 것 같고 멋지다. 집에서 분위기 내기 매우 좋다.

 

✔️포쉐린 타일 (600*600)

- 화장실: 하시라. 예쁘다. 매우 만족한다.

- 현관 및 베란다: 현관은 금방 더러워져서 베이지색 포쉐린 타일을 하면 후회한다고 들어 고민했다. 하지만 깔끔한 성격이면 어차피 청소를 자주 할 테니 문제 되지 않고, 그렇지 못한 성격이면 더러운 게 그다지 거슬리지 않으니 마찬가지로 행복한 결말이다. 하시라. 예쁘다.

 

✔️무광 니켈 수전

아 우리집 무광이었지 참.. 사진정도의 상태로 살고 있는데, 이정도 물때는 신경 안 쓰인다. 핸드폰 화면에 지문이 신경 쓰이지 않으면 수전도 딱히 무광을 고집하실 필요는 없겠다.

 

✔️젠다이 졸리컷

예쁘다. 추천한다. 

 

✔️ 화장실 매립선반

좁은 화장실 일수록 수납에 매우 유용하다. 

 

✔️거위목 수전

후회한다. 물 튄다. 그리고 안에 호스를 쭉 잡아 당긴 후에 다시 집어넣는게 힘들다. 사진은 우리집 주방의 수성바스 상품.

 

 

➖제외 항목 - 중문

중문 안했다. 확장 전 23평, 거실 확장 후 26평 정도 확보된 듯한데, 그래도 여기에 중문이 있었다면 정말 답답했을 것 같다. 나무 간살이나 전면 유리 등 많은 차선책을 검토 했지만 결국 시공하지 않았고, 1년이 넘었지만 아직 후회하지 않는다.  20평형대 구축 아파트지만 중문을 추천하는 집? 복도식이라 단열이 필요하거나, 집안을 기어 다니는 작고 귀여운 친구(사람이건 동물이건)가 함께 사는 가정이라면 하시는 편이 낫긴 하겠다.

 

➖제외 항목 2 - 천장 팬

천장팬이 너무 예뻐서 정말 많이 검색해보았지만 층고가 높은 집이 아니라서 거슬릴 듯하여 뺐다. 잘한 선택인 듯하다.  

 

 

결론

그때 투입한 인테리어 시공 가격이면 독3사 중고차 하나는 뽑았을 텐데. 하지만 우리 둘 다 후회하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도, 대출 갚느라 시간이 좀 걸려도, 내가 하나하나 선택한 품목으로 디자인된 내 집에서 산다는 기분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투자 관점에서도 최신 인테리어가 된 집의 매매가가 그렇지 않은 집보다 더 높다. 다만 이런 유행 항목은 하나 추가 할때마다 100-500이 쉽게 왔다 갔다 하는 만큼, 많이 알아보신 다음 결정하시길 바란다. 내가 의뢰한 업체가 정말 그 목공 작업을 해낼 실력이 되는지, 해놓고 안 쓸 항목에 몇백만 원 넣는 건 아닌지, 지금만 예쁘고 3년쯤 지나면 질릴 디테일은 아닌지. 충분히, 고민하고, 또 고민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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